의약분업은 국가별 의료체계와 정책 방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약분업 제도의 특징과 약사 역할을 비교 분석하여 해외 의약분업의 공통점과 차별점을 정리한다.

미국 의약분업 제도와 약사의 전문화
미국의 의약분업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정착된 제도로, 의사와 약사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다. 의사는 진단과 처방에 집중하고, 약사는 처방 검토와 조제, 복약상담을 전담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조제가 불가능한 구조가 철저히 유지되며, 약사의 전문성이 법적으로 강하게 보호되고 있다.
미국 약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임상 약사 역할의 확대이다. 병원 내 약사는 의료진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처방 검토, 약물 용량 조정, 부작용 모니터링 등에 관여한다. 지역 약국에서도 예방접종, 만성질환 상담, 약물 치료 관리(MTM)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이는 의약분업을 기반으로 한 약사 직능 확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구조는 의약품 오남용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 다만 민간 보험 중심의 의료체계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약분업은 약사를 치료 과정의 핵심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영국·유럽 국가의 의약분업 운영 방식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를 기반으로 한 공공의료 체계 속에서 의약분업을 운영하고 있다. GP(일차의료 의사)가 처방을 담당하고, 약국은 조제와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구조가 확립되어 있다. 영국 약사는 단순 조제 업무를 넘어 경미한 질환 상담,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등 1차 보건의료 역할을 수행한다.
유럽 다수 국가에서도 의약분업은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약국 중심의 조제 시스템을 유지하며, 약사는 의약품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독일의 경우 약사의 전문 상담 의무가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환자 중심의 약료 서비스가 강조된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의약분업을 통해 의료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약사의 전문성을 공공 보건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다만 국가별로 약가 제도와 수가 구조가 달라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일본 의약분업의 특징과 시사점
일본은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의약분업을 도입했지만, 현재는 높은 분업률을 보이고 있다. 병원과 의원은 처방을 담당하고, 약국은 외래 조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일본 정부는 의약분업 확대를 통해 의료비 절감과 고령화 대응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일본 약사는 ‘가정약사’ 개념을 통해 환자의 복약 이력을 장기적으로 관리한다. 이는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자가 많은 일본 의료 환경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된다. 약사는 환자의 생활 환경과 복약 습관을 고려한 상담을 제공하며, 의료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치료 연속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는 의약분업이 단순한 역할 분리가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참고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
선진국의 의약분업 사례는 국가별 의료체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환자 안전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해외 사례 분석은 국내 의약분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제도 개선과 약료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의약분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