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을 배경으로, 각국의 약국 시스템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 한국, 싱가포르, 인도 등은 각기 다른 의료체계와 문화 속에서 약국의 역할과 서비스 모델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아시아 주요 국가의 약국 시스템을 고객 중심 서비스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여, 미래 약국 산업의 방향성을 살펴봅니다.

일본 약국: 지역 밀착형 서비스와 복약지도 중심
일본의 약국 시스템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일본 후생성은 2016년부터 “지역 연계 약국 제도(地域支援薬局)”를 도입하여, 약사가 단순히 약을 조제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일상 건강을 관리하도록 정책을 강화했습니다. 일본 약국의 가장 큰 특징은 복약지도 서비스의 체계화입니다. 약사는 환자의 병력, 복용 이력, 생활 습관을 기반으로 개별 상담을 진행하며,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복용 기록표를 제공합니다. 특히 노인 환자에게는 알약 포장을 날짜별로 분류해 제공하는 등 세심한 맞춤형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가정 방문 복약지도(在宅服薬指導)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약사는 직접 환자 가정을 방문해 복약 상태를 점검하고 부작용을 관리하며, 필요 시 의사와 협력하여 약물 조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약국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 품질과 지역 사회 건강관리 기능을 동시에 강화하여, 약국을 ‘의료 커뮤니티 허브’로 발전시켰습니다.
중국과 한국 약국: 디지털화와 편의성 중심 서비스
중국과 한국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편의성 중심의 약국 시스템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중국의 경우, ‘인터넷+의료(互联网+医疗)’ 정책을 통해 온라인 약국 및 원격 복약상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리바바 헬스, 징둥헬스 등 대형 플랫폼이 전자처방전, 배송 조제,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은 모바일 앱으로 약을 주문하고 화상 상담을 통해 약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거리 제약을 줄이고, 만성질환 환자나 농촌 거주자에게 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조제 정확도와 접근성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모든 약국이 실시간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 처방전 검증과 약가 청구가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스마트 약국 시범사업’을 통해 AI 조제 시스템, 비대면 복약 상담, 디지털 약력 관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약 앱을 통해 환자가 약 복용 시간을 알림받고, 약사가 원격으로 복용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되었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혁신과 고객 편의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약국 산업의 효율성과 환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인도 약국: 공공의료 연계와 맞춤형 케어 중심
싱가포르의 약국 시스템은 공공의료기관과의 긴밀한 연계를 특징으로 합니다. 국립대병원(NUH)과 폴리클리닉(Polyclinic) 약국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모든 약국이 공동 전산 시스템을 통해 환자 의료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는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일관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약사는 환자의 질환 이력과 복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합니다. 또한 싱가포르는 ‘약사 상담 중심 서비스(Pharmacy Care Model)’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에게는 약사가 직접 상담을 제공하며, 생활습관 개선까지 지도합니다. 이 서비스는 정부 보조를 받아 운영되며, 국민 건강관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도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많기 때문에 모바일 약국 서비스(Mobile Pharmacy)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버스형 이동 약국이 농촌 지역을 순회하며, 의약품 제공 및 건강 상담을 수행합니다. 또한 약국 체인 기업인 MedPlus, Apollo Pharmacy 등은 24시간 응급 약국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긴급 의료 수요를 지원합니다. 최근에는 인도 정부가 디지털 헬스 미션(National Digital Health Mission)을 추진하면서, 약국 데이터베이스를 전국적으로 통합해 환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인도의 공통점은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기반의 약국 시스템 구축이며,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단순한 판매 중심을 넘어 건강관리 파트너로서의 약국 역할을 강화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아시아 각국의 약국 시스템은 경제·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공통된 방향은 명확합니다. 즉, 고객 중심 서비스, 디지털 통합, 지역사회 기반 건강관리라는 세 가지 축이 아시아 약국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본은 세밀한 복약지도, 한국은 디지털 조제 시스템, 중국은 원격 약국 플랫폼, 싱가포르와 인도는 공공의료 연계 서비스로 각자의 강점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약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조제 기능을 넘어 예방·상담·모니터링 중심의 통합 헬스케어 모델로 진화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아시아 약국은 기술보다 사람 중심의 신뢰와 상담이 핵심이 될 것이며, 고객의 건강 여정을 함께하는 ‘생활 속 의료 파트너’로서 그 역할이 확대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