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의료 환경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약사의 역할 확대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본 글에서는 국내 약사직능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적 과제와 제도 개선 방향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정책 제언을 정리한다.

약사직능 확대의 필요성과 사회적 배경
국내 의료체계는 병원 중심 구조와 의사 진료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며, 이로 인해 의료 접근성 저하와 진료 대기 시간 증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와 고령 인구의 증가는 지속적인 약물 관리와 복약 지도가 필수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사는 가장 접근성이 높은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약사 역할은 여전히 조제 업무에 편중되어 있으며, 전문적인 약료 서비스 제공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 복약 상담, 약물 중재, 예방 중심 건강 관리와 같은 영역은 약사의 전문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와 인식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사직능 확대는 단순히 직역 이익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이라는 공공적 가치와 직결된다. 따라서 정책적 접근을 통해 약사의 전문 역할을 체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약사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
약사직능 확대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부분은 관련 법·제도의 정비이다. 현행 약사법과 의료법 체계에서는 약사의 전문 행위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적극적인 약료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있다. 약사의 약물 관리, 복약 중재, 건강 상담 역할을 명확히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 약국을 1차 보건의료 거점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경증 질환 상담, 예방 중심 건강 관리, 만성질환자 복약 관리 등을 약국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면 의료기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이는 선진국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방향이기도 하다.
아울러 의사·간호사 등 타 보건의료 직종과의 협업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약사의 역할 확대는 직역 간 갈등이 아닌 협력 모델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명확한 업무 범위 설정과 소통 구조 마련이 필수적이다.
수가 체계 개선과 정책적 지원 방안
약사직능 확대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수가 체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사의 전문 행위에 대한 보상이 조제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추가적인 약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 복약 상담, 약물 치료 관리,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에 대한 별도의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
또한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정 지역이나 대상군을 중심으로 약사 역할 확대 모델을 운영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제도화하는 방식은 정책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약사 교육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 투자도 병행되어야 한다. 임상 역량 중심의 교육, 지속적인 보수 교육 강화는 약사 역할 확대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이다.
약사직능 확대는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며,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체계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제도 개선과 수가 체계 정비,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때 약사의 전문성은 의료 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앞으로 약사는 조제를 넘어 국민 건강을 관리하는 핵심 보건의료 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