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모두 전문약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 과정의 강도, 수련 방식, 자격 인증의 영향력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국내 전문약사 제도의 현황과 미국의 BPS 기반 시스템을 비교해 구조적 차이를 상세하게 분석하고, 두 나라가 전문약사를 통해 어떤 의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이를 통해 약대생, 현직 약사, 병원 관계자가 전문약사 역할을 이해하고 향후 진로 설계에 참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한국 전문약사 교육 구조
한국의 전문약사 제도는 병원 실무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대한약사회 및 전문약사회가 주도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종양약학, 감염약학, 영양약료, 약물정보학 등 다양한 세부 영역을 기준으로 전문약사 인증을 부여하며, 교육 과정은 주로 이론 강의와 실무 중심 워크숍, 실습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기본 요구 교육 시간이 정해져 있고, 시험을 통해 최종 인증을 받는 형태지만, 미국과 달리 수련과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즉, 실무 경험이 넓은 병원약사의 역량을 제도적으로 공식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의료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전문약사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국내 교육 체계도 강화되는 추세다. 병원 현장에서 요구되는 처방 검토 능력, 환자 모니터링 역량, 팀 기반 진료 참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워크숍·실습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전문약사 자격을 채용 또는 승진 기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전문약사 제도가 더 체계적이고 실무 중심으로 진화하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다만 여전히 미국처럼 국가적으로 표준화된 수련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약사 간 역량 차이를 균일하게 관리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미국 전문약사 수련 및 인증 방식
미국 전문약사 제도의 핵심은 BPS(Board of Pharmacy Specialties) 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전문약사 자격이 매우 높은 전문성의 상징으로 인정되며, 자격 취득 과정에는 최소 1~2년의 의무적인 레지던시(PGY1, PGY2) 수련이 요구된다. 이 수련 과정은 병동 기반 임상 업무 참여, 환자 사례 분석, 약물 요법 계획 수립, 다학제 회의 참여 등 고강도 실무 중심으로 운영된다. 단순한 교육이 아닌 실제 환자 치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경험 자체가 자격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 미국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다.
BPS 시험은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갖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실제 임상 판단 능력을 평가한다. 전문약사 자격은 병원 내 포지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예를 들어 종양약학이나 감염약학 인증을 보유하면 해당 병동의 핵심 임상 약사로 배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한 미국 내 많은 병원은 전문약사를 팀 기반 진료의 필수 구성원으로 인정해 의사·간호사와 동등하게 치료 전략 논의에 참여시킨다. 즉, 전문약사 자격은 단순한 자격증 이상의 실질적 권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큰 대비를 이룬다.
한국·미국 전문약사 제도 차이
한국과 미국의 전문약사 제도는 공통적으로 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하지만, 구조와 실행 방식에서 세 가지 핵심 차이가 나타난다. 첫째, 수련 체계의 유무이다. 미국은 국가적 표준 수련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한국은 실무 중심의 교육은 존재하되 공식적인 레지던시 과정은 필수가 아니다. 이로 인해 미국 전문약사는 임상적 의사결정 능력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받는 반면, 한국은 기관별 교육·실습의 편차가 존재한다.
둘째, 전문약사의 법적 권한과 역할 범위이다. 미국의 전문약사는 독립적인 치료 계획 수립, 약물 모니터링 조정 권한을 갖고 있으며 진료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반면 한국은 전문약사의 역할 요구는 높아지고 있으나 법적 권한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병원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미국처럼 공식적으로 역할이 규정된 형태는 아니다.
셋째, 자격 활용도의 강도이다. 미국에서는 전문약사 자격이 채용, 승진, 연봉, 병동 배치에 직접 적용되는 필수 요소인 반면 한국은 자격의 가치가 인정되고 있음에도 인사 제도에서 의무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다만 한국에서도 전문약사 법제화·수련 확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제도적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약사 제도는 목적은 같지만 실무 기반 수련의 강도, 자격의 법적 활용도, 의료 현장에서의 권한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미국은 체계적이고 고강도 수련과 명확한 역할 규정으로 전문약사 제도가 완전히 정착된 반면, 한국은 발전 중인 단계로 강화된 교육과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 향후 국제적 기준에 맞는 전문약사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련 강화, 역할 공식화, 의료 시스템 내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다. 전문약사를 목표로 하는 약사라면 두 나라 제도를 비교해 체계적인 진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