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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의약산업 비교 (정책, 기술, 기업경쟁력)

by lovepizzasomuch 2025. 10. 14.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의약산업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의료 기술력과 제약 인프라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지만, 정부 정책, 기업 구조, 연구개발(R&D) 투자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제약산업을 정책, 기술, 기업경쟁력 세 가지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합니다.
 

한국과 일본 의약산업의 비교

정부 정책과 산업 육성 전략의 차이

한국과 일본은 모두 의약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 방향과 실행 구조는 매우 다릅니다. 한국은 빠른 산업화를 바탕으로 정부 주도형 ‘바이오·제약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규제 완화보다는 안정성과 윤리 중심의 장기 성장 모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 정부는 2016년부터 ‘제약·바이오 혁신 5개년 계획’을 시행하며, 신약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지정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지원, 임상시험 인프라 구축, CMO(위탁생산) 육성 정책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K-바이오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사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일본은 정부보다는 민간 기업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규제 완화보다는 품질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과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혁신 신약보다는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을 우선 승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의학, 줄기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장기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국은 ‘속도와 혁신’, 일본은 ‘안정과 신뢰’ 중심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이 정책 차이가 기업의 성장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시스템의 비교

기술 측면에서 보면, 일본은 여전히 탄탄한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화학 합성의약품, 약물 안정성 평가, 임상관리 등에서 일본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케다제약(Takeda), 에자이(Eisai), 아스텔라스(Astellas) 등 일본의 대표 제약사들은 고품질 중심의 기술 개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쌓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혁신 속도는 한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한국은 2010년대 이후부터 바이오의약품(Biologics)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트룩시마’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한국은 AI 신약개발, 빅데이터 기반 임상 설계 등 디지털 제약기술(Digital Pharma)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신테카바이오, 크로스노바 등은 다국적 제약사와 협업하며 연구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전통적인 제약 모델을 유지하면서, 바이오 분야 진출 속도가 다소 더딘 편입니다. 하지만 재생의학, 줄기세포, iPS 세포 연구에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iPS 기술은 일본을 생명공학 분야의 선도 국가로 만들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즉, 한국은 신속한 응용력과 기술 융합, 일본은 기본기와 안정성 중심의 기술력으로 각자의 강점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기업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양국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 제약사는 비교적 젊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빠른 의사결정, 민첩한 생산 체계, 글로벌 진출 전략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반면 일본 제약사는 긴 역사, 브랜드 신뢰, 품질 중심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유럽 및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입니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중심의 독자적인 기술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글로벌 협업과 기술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을 추구하며,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편입니다.

반면 일본의 다케다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중 매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대표적 성공 사례입니다. 다케다는 미국 샤이어(Shire)를 인수하면서 신약개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글로벌 시장 매출 비중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아스텔라스(Astellas)와 에자이(Eisai) 역시 항암제, 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기술 수출형 모델”, 일본은 “브랜드 기반 안정형 모델”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두 나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의약산업 발전 방향에서 상반된 특징을 보입니다. 한국은 정부 주도의 속도전과 혁신 중심 전략, 일본은 민간 중심의 안정성과 신뢰 기반 성장으로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기술 융합과 디지털 제약에 강점을 보인다면, 일본은 재생의학과 고품질 신약 개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아시아 제약시장은 이 두 국가의 협력과 경쟁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다면, 한국의 혁신 속도와 일본의 안정성이 융합된 세계적 의약산업 모델이 탄생할 것입니다.